화제의 아티스트

금속 디자이너 MANAR(마나르) - en mano, de m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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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 기본적인 성질은 이용한 섬세한 디자인
안녕하세요. 누보입니다. 이번주 화제의 아티스트는 평소와는 다르게 인터뷰 형식이 아니라 작가님의 스토리를 각각의 키워드에 맞게 하나씩 풀어나가는 형식입니다.

금속 본연의 성질을 이용한 일상적이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하는 MANAR의 오선희 작가님과의 인터뷰 많이 기대해 주세요.

Before Start

1.
핸드메이드 하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전공자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전공이 핸드메이드와는 무관해요. 화학공학을 전공했어요. 예전부터 제가 수학 같은 계산하고 이런 것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대학을 갈 때 이과 전공을 살려서 화학공학과로 갔어요. 제가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해서 만드는 것 보다는 정해진 수치대로 계산을 해서 합성을 하는 실험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져있었어요. 그렇게 잘 맞는다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 같아요.

2.
대학교 3학년이 지나갈 때 즈음, 진로에 대해서 한참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내가 화학 공학이라는 전공을 정말 즐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이던지 계속해 나아가려면 자기 안에서 스스로 계속해나가려고 하는 에너지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야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연구를 계속해서 즐겁게 해나갈 수 있는 거고요. 그런데 그 전공을 하면서는 남이 정해놓은 어느 수준까지만 하고 제가 더 뭔가 해보려고 하는 그런 모습이 저에게 안 보이는 거에요.

Start

1.
그러던 와중에 제가 전공을 배우면서 가장 즐거웠던 금속을 다루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딱 반년만 제대로 해보자 해서 휴학계를 냈죠. 그래서 학원을 다니면서 기초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보통 아주 기본적인 톱질부터 시작해요. 톱질을 똑바로 해보세요. 지그재그로 해보세요. 이런걸 일주일에 3일, 3시간씩 배우는데 3시간이 지나고 5시간, 9시간을 해도 앉아있는데 배가 안 고픈 거에요. 집에 가고 싶지가 않은 거에요.

2.
너무 재미있었어요. 톱질을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기계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도, 그 다음 단계인 은을 녹이고, 망치질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전부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배워나가면서 제 스스로 더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제 안에서 스스로 계속해 나가려고 하는 에너지, 그게 바로 호기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죠. 이 일이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정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내가 더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Flow

1.
예쁜 것을 만들기 위해서 금속세공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금속의 성질만을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과정에 흥미를 많이 느꼈어요. 금속만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이용하여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은을 이용해서 쥬얼리를 만들 때 까지 여러가지 단계를 거치게 되요. 처음 열과 황동을 일정 비율로 녹여 92.5퍼센트의 스털링 실버를 만들어 선재를 뽑아요. 열풀림에 의해 구조가 물러지면 망치질을 해줘서 구조를 단단하게 잡아주고 그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세공 할 수 있는 은이 만들어지게 되요. 이 과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세공 중에 은이 갈라지거나 터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거든요. 그 후에 톱질을 한다거나, 망치나 공이로 두드려 모양을 잡거나, 아니면 은을 녹여서 이미 만들어 놓은 틀에 부어 일정한 형태를 만들거나 할 수 있는 거죠.

2.
저는 그런 과정들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런 과정 자체가 제 손을 많이 탔다는 증거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이 예뻐하는 것을 만들기 보다는 제가 재미있는 것들만 만들면서 시작했죠. 그러면서 하나씩 반지도 만들어보고, 목걸이나 브로치도 만들게 됐고요. 만든 것들은 주로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했어요.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거든요. 부모님께도 드리고 친구도 주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내가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어요. 그래서 계속 혼자 작업실 안에만 있었어요. 내가 열심히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와주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하루하루 미뤘던 것 같기도 하고. 한 발짝만 앞으로 딛었어도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한 명은 더 생겼을 텐데.

Blossom

1.
그래서 한 동안은 저 혼자 많이 바쁜 시간을 보냈죠. 금속을 다루는 일을 배우면서 원래부터 하던 일도 하고, 학교졸업까지 세가지 일을 병행하면서요. 그렇게 하다가 조금씩 조금씩 이 일에만 집중해 나갈 수 있도록 다른 일들을 줄여 나갔죠. 그러다가 작년 10월에 처음으로 프리마켓이란 곳에 나가게 되었어요. 명동에 있는 명랑 시장이었는데요. 처음에 나가서 판매를 해서 기쁜 게 아니라 다른 분들이 제 물건을 보고 ‘어머 예쁘다! 여긴 다양한 물건들이 많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그게 너무 기쁘고 벅차더라고요.

MANAR

1.
처음에 마켓을 준비하면서 상호명이나 다른 것들을 하나씩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리스트를 엄청 많이 작성해 놨었어요. 가장 느낌이 좋았던 것은 ‘Mano’라는 단어였어요. 손이라는 뜻이였는데 그 의미와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손. 손으로. 손.

2.
문제는 ‘Mano’라는 브랜드가 이미 너무 많다는 거죠. 포기하고 다른 이름들을 찾아보았는데도 그 단어에 애착이 남더라고요. 다시 단어를 살펴보니 그 옆에 연관단어, 단어 원형에 ‘Manar’라고 써있더라고요. 샘솟아나다 뿜어져 나오다. 제가 만드는 디자인과도 의미가 잘 통하는 것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거기에 결정적으로 단어 옆에 쓰여있었던 숙어인 ‘de mano, en mano’(손에서 손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와 MANAR en mano(손에서 샘솟아나다.)라는 숙어를 보고 마침내 결정을 내렸죠.

3.
제가 손으로 만든 작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가고, 그 사람이 제가 만든 쥬얼리를 항상 지지고 다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세서리에도 여러 개념이 있잖아요. 포인트 쥬얼리와는 다르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도 불편함이 없고 항상 봐도 질리지 않을만한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Design

1.
화려하게 가공을 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은의 성질을 이용해서 디자인을 해요. 딱히 어떤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그거에 맞춰 제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질들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을 많이 하죠. 은 선을 가지고 사람 머리를 땋듯이 땋아보기도 하고, 면으로 똑 같은 작업을 해보기도 하고,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내기도 하고요. 이런 기본적인 모양에 다른 분들이 원하는 바를 반영을 많이 하죠. 그렇게 해서 하나의 라인이 탄생하는 것 같기도 해요. 예를 들어 3-flow ring 같은 경우는 처음에 제가 수강생일 때 얇은 반지를 여러 개 만들다가 실수로 탄생한 반지에요. 반지의 끝을 조금 망쳐서 망치로 몇 번 치다 보니 곡선형태의 반지가 나오게 됐고 이걸 3개를 이어 붙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졌죠. 그 기본적인 형태의 반지에서 다른 분들이 원하는 대로 큐빅을 사이에 넣기도 하고, 세 개의 링 중 하나의 색을 다르게 하기도 하고요.

3.
다른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작품들도 이런 것들이에요. 마켓에 나가 제 작품들을 보러 오신 분들을 보면, 화려하게 만든 작품을 껴보시더라도 구매를 하시는 건 결국 제가 좋아해서 만든 금속의 성질을 잘 살린 작품들을 사시더라고요.

Life

1.
시작한지 얼마 안 됬기 때문에 더욱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알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것은 물론이고 제가 아직 처음 배웠을 때의 느낌을 가지고 제 작품을 구매하시는 분들께 설명을 할 수 있거든요. 잘 모르시는 분 앞에서 전문 용어를 쓰면서 설명을 해도 백날 헛수고잖아요. 이해를 못하시니까. 그럴 땐 제 경험을 예로 들면서 설명을 해드리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Slump

1.
솔직하게 슬럼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주 가끔 제가 게을러진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처음 마켓에 나갔을 때를 생각하죠. 예전에 명동 명랑마켓에 2회째인가 나갔을 때였는데 어머님 목걸이를 사신다고 한참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혹시 어머님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시면 교환해드릴 테니 걱정하지 말고 가져가시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나중에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지난 번에 어머니께 목걸이를 사다 드렸는데 아주 좋아하셨다고.

2.
초창기니까 누가 어떤 걸 사갔는지 다 기억하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가지고 있으면 가치가 더 올라갈 것 같아요’라고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이 문자만 보면 되게 벅차요. 힘이 나요. 이분이 가지고 있으면 더 가치가 올라갈 것 같아요’라는 말을 만족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더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with nuvo


그래서 작년 11월에 명랑 마켓이 끝났을 때에는 막막했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디서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그러던 와중에 누보를 알게 됬어요.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하나하나 올리기 시작했고요. 오프라인에서 누보가 처음 진행한 실내 팝업 스토어도 저는 너무 좋았거든요. 실내에서도 할 수 있는 마켓이 있구나 하면서. 누보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길이 확 열린 것 같아요. 누보에서 보시고 다른 곳에서도 많이 연락을 주시고요.

Dream


한발 앞으로 나아가 고객과 소통하고 싶어요. 누가 찾아주기를 바라지 않고 제가 먼저 고객을 찾아가 다양한 방법으로 제 작품을 알리고 싶어요. 먼저 다가가서 제 작품을 좋아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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