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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호랑이 - 장정원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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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호랑이’ 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 장정원 작가님을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좀 부탁할게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낮 호랑이’로 활동 중인 장정원 입니다.




작가님은 말라버린 식물을 이용하여 작업하시잖아요, 왜 이런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제가 원래 식물에 관심이 많아요. (웃음) 노트도 좋아하는데, 특히나 처음 산 빳빳한 노트의 첫 장을 넘기는 그 설레는 느낌!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너무 동화 같지만, 책장 위의 두꺼운 책 속에서 우연히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면서 제 작업 이야기가 시작 돼요. 정말 까맣게 잊고 있던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이 그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는 순간 감동적일 만큼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그날은 무슨 옷을 입었었는지, 아버지와 무슨 얘기를 나눴었는지…… 말려서 보관하지 않았더라면 사라졌을 식물인데 책에 넣어 보관함으로써 그 작은 식물이 그날의 추억까지 붙들어준 매개가 되어있더라고요. 이런 느낌이 예전에 쓴 노트나 일기를 오랜만에 발견했을 때 느끼는 묘한 느낌과 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마른 식물과 노트를 접목해 봐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참 예쁜 이야기에요. 그럼 작가님 원래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저는 광고를 전공했고 연극도 했었어요. 졸업 후에도 예술을 동경하긴 했지만 직업으로 삼게 될 줄은 몰랐어요. 취직해서 회사에 다니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했었죠. 성미에 안 맞았나 봐요. (웃음) 그러다가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가님께서는 평소 작품활동 이외에 어떤 일을 하세요? 이런 작업을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고, 취미처럼 하시는 분들도 있고 하잖아요.
아, 저는 이 일에만 전념하고 있어요. 이런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정말 정신없이 바빠요. 아직 작업을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밖에 안 되었으니까 지금은 온전히 작업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작가님 작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 되는지 자세하게 들어보고 싶어요.
우선 식물들의 수집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요. 길을 걸어가면서 나뭇잎을 줍기도 하고, 떨어진 꽃잎을 모으기도 해요. 수집한 식물은 보통 책 사이에 끼워서 말렸어요. 압화공예 하시는 동료 작가 분께서는 건조매트를 추천해 주셨었는데 편리하긴 하지만 책에 끼워 말릴 때 제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느낌이 보다 잘 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너무 쫙 펴진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게 구겨지고, 낡고, 벌레 먹은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나뭇잎보다 말리기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꽃잎만 건조매트를 사용해요. 건조가 다 된 잎들은 어떤 내지와 어울릴지, 어떤 크기와 모양의 노트에 맞을지 매치 해봐요. 그런 것들이 결정되고 나면 아크릴 사이에 잎을 끼워 넣고 테두리를 붙여 완성하고요. 작업은 주로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다만, 저는 식물 그 자체의 자연스러움을 워낙 좋아해서 인위적인 구성보다는 말라버린 그 식물이 가진 아름다움이 부각될 수 있도록 표현하려고 노력하죠



지금 만드시는 품목들 말고도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나요?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다양한 품목들을 구상 중인데, 액자로 걸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어요. 꽃이라는 것이 참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자칫하면 너무 촌스러워질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해요. 내지 색상이나 액자의 디자인에 따라서도 아름다움과 촌스러움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하지만 열심히 준비 중이랍니다



참 어렵네요. 역시 예술적 감성으로 하는 일은 언뜻 보기에는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절대로 간단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작가님들을 보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작가님께서는 작업을 어디서 하세요?
저는 집에서 작업해요. 말린 잎들은 다루기가 참 어려워요. 파손되기도 쉽고요. 그래서 보통은 잎들을 다 펼쳐놓고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 끼워놓은 채로 책들을 뒤적뒤적 하면서 작업하죠. 식물이란 것이, 더군다나 말린 식물은 너무 여려서 매력도 있지만 그만큼 작업하기도 까다로워요. 그래서 집에 차분히 앉아 조심조심 작업하죠.


작가님도 개인적으로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 따로 있으시죠?
참 신기한 것이 있어요. 제가 작업을 하면서 ‘이건 정말 마음에 든다!’라고 느끼는 작품들은 왜 그런지 판매가 잘 안 되더라고요. 동료 작가들도 다들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해 주시는데 말이에요. 아무래도 저는 낡은 느낌이 그대로 남은, 방금 주워 온듯한 분위기의 잎을 좋아하는데 구매하시는 분들은 예쁘고 정갈한 꽃잎을 선호 하시나 봐요. 유난히 제 맘에 드는 작품들은 잘 팔리지 않더라고요. (웃음)



작가님은 갑자기 작업이 하기 싫어지실 때 어떻게 하세요?
작업하기 싫을 때 있죠! 그럴때는 안 해요. 저의 단점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면 작업이 잘되지 않더라고요. 사실, 핸드메이드 작가에게 프리마켓은 정말 좋은 기회잖아요. 직접 구매자들을 만나 소통할 수 있고 그 자리에서 돈을 벌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전 가끔 마켓이 열리는 날에 놀고 싶어지면 과감하게 마켓을 포기하고 놀러 간답니다. 얼마 전에는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도 다녀왔어요. 하지만 이제는 작업에 열중해야겠죠?(웃음)


작업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세요?
음.. 작업의 영감이요? 식물 자체에서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말려놓은 식물을 보면 그것이 살아있을 때와는 다른 어떤 묘한 느낌이 나요. 저는 근본적으로 그 느낌에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식물들, 그리고 말라버린 식물들을 바라보면서 주로 영감을 얻죠.



그럼 작업의 계기가 되었거나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제가 노트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은 유재선 씨라는 작가분의 영향이에요. 우연히 그분의 웹페이지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일러스트 쿠션 등의 작업을 하시는 분인데 그때는 그분이 핸드메이드 노트를 주로 만드셨거든요. 아주 예뻤어요. 유재선 작가님이 만든 예쁜 핸드메이드 노트를 보고 ‘아 나도 노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아이디어 구상을 시작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희 부모님의 영향이 커요. 제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을 기뻐해 주시거든요. 부모님께서 응원해 주시니 힘이 정말 많이 돼요. 프리마켓이 열릴 때면 직접 오셔서 제 작품을 사가시기도 한답니다. 아버지께서 굉장히 감성적이세요. 연세도 많으신데 책 읽는 것도 좋아하시고 여행도 즐기시면서 아직도 로망이랄까? 그런 감수성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신 걸 보면 참 멋지세요. 제가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웃음) 나중에 꼭 여행 보내드릴 거예요



작가님도 여행 좋아하세요?.
네! 저 여행 다니는 거 정말 좋아해요. 저는 제 3세계 여행하는 게 좋더라고요. 인도여행이 참 좋았어요.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제가 인도에 갔을 때는 작업에 대해 생각을 하기 전이에요. 그런데도 여행을 하면서 어떤 예술적 창작활동에 대한 강한 열망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작가님의 ‘낮호랑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어요?
호랑이 때문일까요? 사람들이 감성적인 작품에 어울리지 않게 왜 이렇게 무시무시한 이름을 쓰느냐고 말하곤 해요. 사실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이런 작업만 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고 싶은 것이 참 많거든요. 사진, 글, 그림, 연극 등 문화 전반에 걸쳐 관심도, 호기심도, 열정도 많아요. 사진과 글을 엮은 책이나 제 개인잡지를 발행해 보고 싶기도 하고요. 관심분야가 같은 지인들과 모여 협업을 구상하고 있기도 해요. 그런 모든 일을 꿈꿔보면서, 상상하면서 지은 이름이에요.
낮 호랑이. 어떤 심오한 뜻이 있다기보다는 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인 것 같아요. 호랑이는 보통 용맹하고 총명함의 상징이잖아요. 하지만 낮에 태어난 호랑이는 게으르다는 말이 있데요. 제가 낮에 태어난 호랑이 띠인데, 그게 너무 잘 맞는 거에요! (웃음) ‘나를 위한 단어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에요. 그리고 ‘낮 호랑이’ 하면 왠지 모르게 감성적이지 않나요? 한번 들으면 잘 잊히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고요.


그렇네요. 정말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에요 ‘낮호랑이’10년 뒤의 자신의 모습, 어떻게 상상하세요?
음, 제게는 언제나 꿈꿔왔던 미래가 있어요.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예술을 하며 사는 것이요. 봉사도 하고요. 작품 활동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꼭 기부하려고 다짐하고 있어요. 지금 하는 작업은 식물을 이용한 작업이니까, 수익금 일부를 환경보호단체에 기부하고 싶고요, 앞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제가 계획하는 다른 일들이 실현되면 멸종 위기종을 위한 기부도 하려고요.



정말 멋진 삶을 꿈꾸고 계시네요.작가님의 작품을 구매하시는 구매자분들께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제가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 있잖아요. 건조된 식물과 추억, 그리고 노트.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해주시면서 써주신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제 노트를 쓰시다가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우연히 발견했을 때, 노트 표지에 여전히 보존되어 있는 작은 잎사귀처럼, 뭔가를 써내려 가던 구매자분들의 소중한 추억도 다 그대로 남아 회상하시기를 바라요. 순간에 대한 증거로 말이에요.


그럼, 마지막으로 저희 누보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작업하다 보면 다양한 온라인샵과 관계를 하게 되는데 그 중에는 별생각 없이 시작해서 쉽게 접어버리는 곳도 많아서 씁쓸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누보는 그냥 단순한 판매와 구매라는 의미를 넘어서 ‘소통’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 참 좋더라고요. 누보를 처음 접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정말 생각 있는 사람이 열정으로 만들었구나” 작가들이 판매할 맛이 난다고 해야 할까요? 누보는 작가가 작품을 업로드하는 과정까지 신경 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작가 분들이 공감할 텐데요, 어떤 샵은 작품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는 과정이 너무 어렵고 귀찮아요. 그런데 그 어려운 과정이 누보는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하게 해주니까 정말 좋아요. 깔끔한 페이지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요. 무엇보다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도가 믿음직스러워요. 작가에게 이익을 바라지 않는 모습이 말이에요. 누보가 초심을 잃지 않고 발전하기를 바래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엣시도 충분히 넘어서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말 힘이 되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누보는 앞으로도 작가분들과 함께 계속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판매를 원하시는 분들이 쉽게 판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누보가 되어야죠.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고, 낮호랑이 작가님도 좋은 작업 활동 이어나가시기를 누보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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