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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바이림(SIAM BY RIM) - 레트로의 현대적인 해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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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석
햇살 좋은 오후, 한강진역 근처 Take out Drawing 에서 Siam by Rim (샴 바이 림)의 임지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독특하고 아티스틱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샴 바이 림. 자신의 브랜드와 묘하게 닮은 임지혜 작가와 함께한 흥미로운 인터뷰를 시작해본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다. 우선 간단히 자기소개로 시작해 보도록 하자.
반갑다. 누보에서 “Siam by Rim”(샴 바이 림)이라는 브랜드로 활동하고 있는 임지혜 라고 한다. 나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한다면, 섬유디자인을 전공했고 무대 의상에 관심이 많아서 영화 의상 관련 일을 했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몇 년 동안의 시간 끝에, 결국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나만의 브랜드, 샴 바이 림을 시작하게 되었다.

영화 의상이라니 듣기만 해도 흥미롭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영화 의상팀은 기본적으로는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캐릭터의 전반적인 의상 컨셉을 정하고 그에 맞춰 인물들에게 옷을 입히는 일을 한다. 연예인의 코디네이터와 같다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일이다. 개개인의 출연진이 예쁘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시각적 표현수단인 것이다. 영화 전반적인 내용과 시대에 맞춰, 등장인물의 모든 의상을 관리한다. 캐릭터에 맞춰 의상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섬세한 표현을 위해 액세서리를 공수해 오기도 한다. 물론 주연진뿐만 아니라 엑스트라의 의상까지 전부 관여한다. 재미있는 일이기는 하다.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의상 팀은 시나리오를 받아 분석하고 회의를 거쳐 의상을 제작하고 소품을 준비한다. 특정한 시대극의 경우엔 의상부터 액세서리까지, 거의 모두 직접 제작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시대극을 주로 진행했었다. 작업을 하면서 액세서리를 통한 표현에 유난히 흥미를 느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다가 이렇게 샴 바이 림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한편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많은 사람들의 의상을 모두 신경 써야 한다니 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가장 재미있었고, ‘이 길이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을 하면서 가장 재미있다고 느낄 때는 아무래도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 때였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액세서리를 만드는 게 유난히 흥미로웠다. 시대극의 경우, 액세서리에 따라 극 자체의 분위기나 시각적인 퀄리티가 많이 달라지게 되는데 그런 세밀한 작업에서 재미를 많이 느꼈다.

내 길이 아니라고 결정한 이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 스텝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여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는 하지만, 그 작품의 주인은 분명히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스텝 중 한 명이 된다는 것은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뿌듯한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내 작품’, ‘나의 예술’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분명했다. 나는 대학교 때부터 꾸준하게 작업을 해왔고 각종 공모를 통해 전시도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내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작업을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던 것 같다. 육체적으로도 참 힘든 일인데, 마음까지 따라주지 않으니 점점 더 지쳤다. ‘의상 감독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이해가 간다. 그럼 샴 바이 림은 언제부터 시작한 브랜드인가? 또 샴 바이 림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궁금하다.
2009년에 시작을 했으니 올해로 3년이 되었다. 원래는 동생과 함께 시작했다. 초반에는 동생이 웹 쪽을 맡고, 내가 실제적인 작품의 제작을 맡았다. 그리고 2년쯤 전부터 내가 전담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샴 바이 림이라는 브랜드명. 유래는 사실 좀 단순하다. 브랜드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던 중, 동생과 나는 나이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쌍둥이처럼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우리는 외보도 비슷하고 신체 사이즈도 비슷하다. 그래서 By Lim 앞에 샴 쌍둥이의 샴을 붙여보자 해서 탄생하게 되었다. 샴 바이 림, 작품과도 묘하게 잘 어울리고 어감도 좋아서 마음에 든다. 잘 지은 이름 같다.

샴 쌍둥이의 ‘샴’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그렇다면 샴 바이 림은 어떤 브랜드인가?
동서양의 고전적인 느낌, 전통적인 느낌, 그리고 레트로를 현대적으로 풀어가는 브랜드라고 설명하고 싶다. 작업을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맞다. 정말 그런 느낌이다. 한국의 전통 매듭법, 그리고 1930~40년대에 서양에서 많이 썼던 뮈니에 스타일. 극단적으로 다른 이 두 가지의 스타일이 조화롭게 섞여있는 모습이 참으로 놀랍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구매하는가?
작품들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보편적인 디자인은 아니다. 대중적이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매니아 층이 있다. 애당초 작은 공방이나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서만 판매를 진행했다. 샴 바이 림의 공식 온라인 페이지를 제외하고, 온라인 판매처는 누보가 유일하다. 광고도 잘 안하고, 블로그를 통해서만 홍보를 하기 때문에 알음알음 찾아 들어오고 있는 것 같다. 오프라인으로는 삼청동 소재의 ‘공방 클러스터’와 계동의 ‘밀리폴리’, 이 두 공방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의도했건 아니건, 샴 바이 림은 쉽게 찾아볼 수 없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샴 바이 림에서 나오는 작품들을 소개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뮈니에(Milliners)같은 복고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작업하는 방향이 주로 그쪽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응용한 액세서리로 작품군을 많이 확대했다. 각종 매듭법을 배워가는 대로 작업에 적용했고, 지금은 비리디언(Viridian), 오키드(Orchid), 코랄(Coral) 이렇게 세가지 라인의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짙은 녹색, 연한 자주색, 산호 색이라. 색으로 라인을 정한 것이 참 재미있다. 어떤 이미지로 만들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색깔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라인들이다. 비리디언은 짙은 녹색, 자유로운 보헤미안의 느낌이다. 깃털에게서 받는 느낌과 흡사한 것 같아 깃털이 주 재료가 된 작품은 대부분 비리디언 라인으로 들어간다. 오키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자주색. 그 이미지에 맞춰 전통매듭법을 이용한 작품들을 만들고, 코럴 라인에서는 로맨틱하면 동시에 현대적인 산호색의 느낌에 맞춰 리본이나 원단 등의 직물을 이용한 작품들로 라인이 구성된다.





아직까지 누보에는 위에서 말한 세가지 라인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각 라인에 대한 이미지 설명을 들었으니, 보면서 한번 맞춰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샴 바이 림은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전통 매듭부터 이야기하면 어떨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레트로에 관심이 많다. 시대극 영화 의상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전통의 공예 기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 방식대로, 내가 느끼는 ‘한국적임, 전통’을 풀어나가면서 서양의 레트로와 접목시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통매듭에 대해 좀 더 연구했다. 얇은 끈 하나하나가 엮여서 구조가 되는 그런 형태가 대학전공수업 때 수없이 배운 섬유작업과 유사하더라. 선에서 면으로 이루어지던 섬유작업. 나랑 잘 맞을 것 같았고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매듭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예스러움. 장점일수도 있고 액세서리 브랜드로서는 자칫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적어도 샴 바이 림의 작품에서는 ‘예스러움’이라고 표현될 만한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는다. 전통의 미를 현대적으로 잘 풀어 낸 것 같다. 다른 소재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깃털, 펠트, 쥬얼리 등 다양하다. 요즘은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 작업하기가 수월하다. 가공이나 후 처리도 잘 되어 있어서 쓰기도 편하고 말이다. 하지만 원하는 색감의 재료가 없을 때에는 내가 직접 염색을 하기도 한다. 장인들처럼 실 하나하나를 염색하고 짜서 끈으로 엮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색감을 만들기 위해 염색을 하곤 한다. 지금은 주로 인견 매듭끈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염색하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스카프나, 넥타이 등 섬유작업으로도 넓혀보려는 계획도 있다. 좀 더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고 싶다.

직접 염색한 섬유작업이라니, 정말 기대가 된다. 조만간 누보에서도 만나보길 바란다. 굉장히 잘 될 것 같다. 소재에 대해 이야기 했으니, 이제 작품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첫 번째 질문,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영감이라. 머리 속에서 떠오를 때도 있지만 주로 손에서 떠오른다. 원하는 작품이 나올 때까지 계속 만들어 본다. 실패를 하더라도 말이다. 여러 방식으로 시험해보고 그 중 가장 괜찮은 방식을 시작으로, 조금씩 응용해 가면서 작업을 한다. 색감 같은 경우, 일상 생활에서 보이는 모든 사물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편이다. 길을 가면서도 문득 보이는 것들의 색상 조합이 마음에 들거나 좋다 싶으면 이미지를 기억을 해놓고 나중에 활용한다.



작품을 만들 때 고려해야 되는 부분은 참 다양하다. 색감, 질감, 소재,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 중에서 샴 바이 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가장 먼저 신경 쓰는 요소는 색감이다. 디자인 적인 측면도 물론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색감이 가지는 힘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잡아당기는 힘이라고 해야 할까. 비슷한 디자인의 작품일지라도 작은 색감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샴 바이 림의 작품은 대부분 다채로운 색깔을 이용해서 만든다. 너무 원색 위주로 작업을 하면 눈이 아프고 쉽게 질릴 수 있어서 채도를 약간 낮춘 색깔들을 많이 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디테일한 디자인이다. 샴 바이 림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소재들을 적절하게 믹스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가지 소재에만 치우쳐도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그래서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확실히 색감과 디테일이 남다르다. 작은 귀걸이 하나에도 은색과 붉은색의 조화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전통 매듭법을 이용해서 만든 것 같은데,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은사를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다. ‘생쪽매듭’이라고 하는 매듭 다섯 개를 합쳐서 만들었다. 네모난 느낌으로 귀에 딱 붙을 수 있는 디자인의 귀걸이다. 매듭 자체가 구부러질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단단하게 지탱해 줄 주 있도록 92.5퍼센트 스털링 실버로 포스트를 만들었고,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붙여 마무리 했다. 마지막까지 색상의 조화를 가장 신경 써서 만들었던 작품이다. .



이 작은 귀걸이에 매듭이 다섯 개라니, 작품 하나하나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지금이야 많이 단축됐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오래 걸렸다. 스톤까지 다 붙이고 건조되는데까지 하루 정도 걸린다. 매듭 자체는 귀걸이 한 쌍을 완성하는 데에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작품활동을 안 할 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가?
활동적으로 돌아다니는 것보단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한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영화도 많이 챙겨본다. 영화를 보는데 옆에 누가 있으면 불편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주로 혼자 보러 다니는 편이다. 고전 영화를 즐겨본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사운드 오브 뮤직’. DVD를 가지고 있어서 심심하면 가끔씩 본다. 영화 의상 일을 할 때 동양 영화를 접할 기회가 유난히 많았었다. 그래서 재미가 들렸는지, 요즘은 중국영화나 일본영화 가리지 않고 본다.


작가 임지혜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
백남준 선생님. 예술 안에서 작업과 철학, 삶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어 낸 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술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또 존경하지 않는가. 나도 샴 바이 림을 통해서 그렇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마일스톤은?
샴 바이 림을 특정한 매니아 층에게만 어필하는 것이 아닌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조금 더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그 안에 샴 바이 림 만의 아이덴티티가 살아있어야 한다. 샴 바이 림, 하면 어떤 스타일인지 딱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 대중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샴 바이 림 같은 스타일’이라고 표현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샴 바이 림만의 아이덴티티는 작가 임지혜가 이 브랜드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어하는가에 달려있지 않나. 샴 바이 림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다. 내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서 샴 바이 림을 시작한 것도 있지만, 이 브랜드가 가진 존재의 이유는 ‘아름다워지기 위함’이다. 사람들이 샴 바이 림의 제품을 착용했을 때 더 아름다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아가 이 브랜드가 풍기는 의미가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감’이 되었으면 한다.

샴 바이 림에는 특별한 자리에서 자신을 빛내줄 수 있는 아름다운 소품들로 가득하다.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묻힌다기 보단, ‘나를 특별하게 하는’ 소품 말이다. 그 뒤에는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당차게 작업하고 있는 작가 임지혜가 있다. 그녀의 눈에서 느껴지는 그 열정만큼 앞으로도 더욱 더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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